고목 살리고, 성벽 보호하는 보전조치 빠를수록 좋다

2013-06-06     경남일보
진주성은 1592년 10월 수성군 3800명이 왜군 2만 명을 물리친 임진년 제1차 전투에서 임진왜란 3대첩 중의 하나인 진주대첩을 이룬 역사의 현장이다. 8개월 후인 이듬해 계사년(1593년) 6월의 제2차 전투는 수성군 4500여명이 왜군 9만3000여명과 치열한 싸움에서 성이 함락, 7만 민·관·군이 순국한 곳이다. 420여 년이 흐른 지금도 진주성에는 7만 민·관·군이 하나돼 싸우다 산화한 영혼이 깃들어 있는 성지다. 민·관·군이 똘똘 뭉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진주성은 호국의 상징이다. 군인뿐만 아니라 일반 백성까지 나서 왜적과 맞서다 장렬한 죽음을 맞이했던 성지다.

그런데 진주성 성벽 10m 이내에 있는 수백 년 된 고목의 뿌리가 성벽을 위협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고목은 이식 비용이 많이 들고 생존율이 20%에 불과해 ‘이식이냐, 고사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장 확인을 실시한 진주시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양분되고 있고 전문가들도 다소 의견차를 보이고 있다. 진주성벽에는 600여 그루의 수목이 있으며 성벽 10m 내에는 70여 그루가 있다. 이 중 10여 그루가 성벽에 잠재적으로 위협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국 종각 옆 성벽은 고목에 의해 틈새가 벌어져 태풍이 닥치면 물이 들어가 심각한 위협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태풍 매미 때 등 두 차례나 종각 동쪽의 성벽이 무너졌다. 나무뿌리로 인해 성벽에 틈새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성벽 밑에 이끼가 꼈다는 것은 이미 틈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또 성벽에 잠재적으로 위협을 줄 수 있는 고목의 위치는 촉석루 절개지, 의기사, 개천예술탑 앞, 서장대, 북장대 등으로 분석되고 있다.

진주의 도심지를 가로질러 흐르는 남강의 절벽 위에 자리한 진주성은 경관 그 자체만으로도 자랑거리로 부족함이 없다. 역사적 의미까지 더하고 있으니 얼마나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인가. “역사성을 가진 나무이고 수백 년이나 된 나무를 고사시킬 수는 없다”며 진주시 의회 등에서 사전에 붕괴위험이 지적되고 있어 우선 정밀진단이 시급하다. 고목도 살리고, 성벽도 보호하는 보전조치는 빠를수록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