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아비뇽, 거창

강동현 (편집부장)

2013-06-30     경남일보
흔히 세계 정상급 연극축제를 꼽으라 하면 프랑스 아비뇽연극축제를 떠올린다. 그럼, 국내최고 야외연극축제는 거창국제연극제를 꼽는다. ‘낮엔 피서, 밤엔 연극을 즐긴다.’ 거창국제연극제의 기본 모토이다. 그동안 ‘자연, 연극, 인간’이라는 축제 주제에 충실한 새로운 형태의 연극을 다수 선보여 많은 연극 전문가와 관객들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올해는 25주년 은혼식을 맞게 돼 의미가 더욱 깊다.

▶거창은 ‘아시아의 아비뇽’을 꿈꾼다. 그래서 일까? 아비뇽과 거창의 인구도 비슷하다. 아비뇽이 10만명, 거창이 6만명을 조금 넘는다. 이종일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세계 어디를 가도 페스티벌은 작은 시골이 제격이다. 축제의 전염성이 대도시엔 맞질 않다. 거창엔 더없이 아름다운 자연이 무기다. 한국을 대표할 만한 계곡, 솔숲, 숲길, 언덕, 정자가 있다. 이 자연과 연극축제는 기막힌 조합”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성공한 지역 예술축제로 자리잡은 거창국제연극제는 지역경제 발전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남발전연구원과 한국공연예술컨설팅연구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거창국제연극제는 매년 180억~200억원 안팎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연극제는 이달 26일부터 8월11일까지 17일간 수승대 야외무대에서 12개국 51개 단체가 총 200회의 공연을 펼친다. 게다가 거창은 덕유산, 가야산, 지리산 등 주변 천혜의 관광지를 끼고 있어 여름 휴가철 피서지로도 최고다. 프랑스의 아비뇽연극제나 일본의 토가연극제와 같은 명실상부한 최고의 국제연극제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

강동현 편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