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동인(一視同仁)

이수기 (논설고문)

2013-07-09     경남일보
나이가 들어 살아온 지난 일들을 꼬집어보면 숱한 일들이 명멸된다. 궂었던 일, 좋았던 일, 마음 졸였던 일, 즐거웠던 일, 드러내놓고 얘기하고픈 일 등 애달았던 일이 많다. 사람의 본성은 변하지 않는다. 타고난 기질도 그러하다. 습관에 따라 타고난 기절의 본성은 아름답게도 나타나고 악하게도 변한다 한다.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은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라는 자승자강(自勝家强)의 고사가 있다. 남을 아는 이가 지혜롭다고 하면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은 사람이다.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있지만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강한 사람이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유하고, 힘차게 나아가는 사람이 뜻을 얻을 수 있으며, 스스로의 품성을 잃지 않고 참 좋은 삶을 영유할 수 있다.

▶법을 지키고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는 것은 사법시스템이 최소한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법 정신의 믿음과 기대 때문이다. 여대생 청부살해 교사범(敎唆犯)으로 무기징역을 살고 있는 윤모(68·여)씨의 ‘합법적 탈옥’인 형집행정지, ‘사학 비리왕(王)’ 병보석(保釋) 등을 보면 유전무죄(有錢無罪)가 엄연한 현실이다. 죄는 미워도 인간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빅톨 위고는 ‘레미제라블’에서 미리엘 주교가 장발장에게 행한 사랑은 인간에 대한 용서며 관용적 사랑이었다. 진실로 사랑한다면 사람에 대한 편견 없는 사랑을 베풀 수 있어야 한다.

▶일시동인(一視同仁)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보아 두루두루 사랑한다는 뜻인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유(韓愈)가 쓴 글 ‘원인(原人)’에 나오는 말이다. 한유 글의 핵심은 사람의 도리다. 어짊(인:仁)은 사랑이며, 어진 것은 성인의 성품이다. 어진 성품을 가진 이는 만물을 하나로 보며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한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