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래머 외국으로 유인·살해 중형

불법 게임사이트 운영자에 징역 9년 등 선고

2013-07-15     박철홍
게임 프로그래머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외국으로 유인해 살해한 불법 게임사이트 운영자 등 일당에게 법원이 중형을 선고했다.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완희 부장판사)는 프로그래머를 필리핀으로 유인, 폭행해 숨지게 하고 현지인들을 시켜 화장한 혐의(상해치사, 사체은닉, 사기 등)로 재판에 넘겨진 불법 게임사이트 운영자 진모(37)씨에게 징역 9년, 추징금 81억6358만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정모(28)·권모(28) 씨에게는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달아나지 못하도록 감시하면서 무자비하게 폭행, 내부 장기까지 손상된 상태에서 극심한 고통 속에 숨지게 하고, 시신을 화장해 유족들에게 이중의 고통을 안겨준 만큼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며 “심각한 상해를 입고 입원한 피해자를 병원에서 마음대로 퇴원시켜 사망에 이르도록 한 점 등으로 봐서 죄질이 가볍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필리핀에 서버를 두고 불법 게임 사이트를 운영한 진 씨 등은 2010년 11월께 게임 사이트 성능개선을 의뢰한 프로그래머 백모(44)씨를 필리핀으로 유인,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후 현지인들을 시켜 화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백씨를 현지 한인 병원에 입원시켰으나 범행 사실이 소문날까 두려워 의사 권고를 무시하고 일주일 만에 퇴원시켰다. 백씨는 다음날 장기 손상 등으로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