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피서지에 술과 쓰레기인가?

강정운 (객원논설위원)

2013-08-21     경남일보
올해도 여름철 피서지 산과 바다의 쓰레기 무단 투기가 문제가 되고 있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는 몰지각함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었기는 하나 아직도 공공장소의 쓰레기가 사회적 문제가 되는 후진적 모습이 OECD 국가인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제대로 처리하거나 각자 가지고 가면 될 쉬운 일을 제대로 행하지 않는 이기심과 무책임의 모습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하루에 수십 톤에 달하는 불법 쓰레기의 처리를 위해 환경미화원 외에 기간제 근로자까지 동원하는 행정비용은 곧 시민의 부담이다. 불법 쓰레기 문제가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으며 대한민국의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다.

▶쓰레기 투기의 배경에는 피서지에서의 과도한 음주가 자리 잡고 있기도 하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캠핑에서도 술자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은 자녀들에겐 매우 좋지 않은 학습환경이다. 놀이하면 곧 술자리라는 성장과정의 잘못된 학습은 한 개인과 가족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현실적으로도 캠퍼스 축제를 음주가 지배하는 대학생들의 과도하고 잘못된 습관은 가족과 사회의 음주문화에서 학습된 것이다.

▶술이 인생과 인간관계의 윤활유이긴 하다. 그러나 피서지에서의 음주는 적절한 수준을 벗어나서는 곤란하다. 공공장소와 공원에서 알코올성 음료를 금지하는 선진외국의 사례는 선진국들이 왜 선진인가를 보여주는 교훈적 사례이다.

▶선진사회로 향하는 길에 피서지에서 과음을 하고 쓰레기 무단 투기를 하는 수준의 사람들과 같이할 수는 없다. 선진사회는 시민들의 공공의식과 실천이 만든다. 정치를 비판하고 공공성을 얘기할 자격이 있으려면 적어도 이러한 후진적 행태에선 벗어나야 한다.

강정운·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