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없는 자전거거치대 이유있다

위치선정·수요예측 잘못…이용불편 초래

2013-08-23     정희성
진주시가 자전거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설치한 자전거거치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1일 시에 따르면 시 전역에 설치된 공용 자전거거치대 수는 700~800여개. 하지만 이 가운데 일부 자전거거치대의 경우 폭이 좁은 인도에 설치돼 보행자들에게 불편을 주는가 하면 수요예측을 잘못해 하루 종일 자전거 한 대 서 있지 않는 곳도 있다.

또 잘못된 위치선정으로 이용객들의 외면을 받거나 관리소홀로 공기주입기가 도난당한 곳도 있다.

초전동에 사는 A씨는 “초전동 사거리 버스정류장 옆 화단에 자전거를 세우고 버스로 출근을 하는데 자전거거치대가 왼쪽 건너편에 있지만 횡단보도를 건너가 다시 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그냥 화단에 세운다”고 말했다. 원래 버스정류장은 자전거거치대가 위치한 곳에 있었지만 버스정류장이 현재 위치로 옮겨지면서 버스정류장과 자전거거치대가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따로 위치해 있게 됐다.

진주시청 인근의 경우 폭이 좁은 인도에 거치대가 설치돼 시민들이 보행에 불편을 겪고 있으며 일부 거치대는 유동인구가 많지 않은 곳에 설치돼 있어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20일 현장 확인 결과, 시청 뒤편 인도에 설치된 3개의 거치대에는 자전거가 단 한 대도 세워져 있지 않았다. 또 하대동에 위치한 거치대에는 공기주입기가 사라지고 없었고 일부 거치대 공기주입기는 고장난채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반면 진주중앙유등시장 등 전통시장 주위에는 거치대가 없어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러 온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시민 B씨는 “많이 설치하는 것보다 꼭 필요한 곳에 설치하는 게 중요하다. 또 설치를 하면 관리를 잘 해야 한다”며 충고했다.

자전거거치대는 지역 읍·면·동 주민센터에 설치 건의가 들어오면 현장확인과 수요예측 등을 통해 설치가 결정된다.

시 관계자는 “인도의 경우 폭이 3m 정도는 돼야 하며 주민들의 요구에 의해 설치됐기 때문에 옮기기가 쉽지 않다”며 “거치대나 공기주입기의 경우 시민들이 가져가거나 파손하는 경우가 있어 관리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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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 초전동 사거리. 버스정류장과 자전거거치대가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어 자전거 이용객들이 어쩔 수 없이 인도 화단에 자전거를 세워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