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가을 사이

<이상옥 시인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2013-08-30     경남일보
뜨겁고 목마른 길을 간다

고통을 이겨낸 열매들이 웃고 있다

작은 거울 뒤로

수확 창고가 보인다

-조영래 <여름과 가을 사이>



인생길은 아무래도 뜨겁고 목마른 길이니, 계절로 치면 여름에 해당하는 것이리라. 물론 생에서 청춘시절은 봄일 것이고, 노년은 겨울에 해당하겠지만 전 생을 두고 보면 여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하다. 아무튼 생이 무작정 여름 같으면야 너무 잔인할 터이지만, 그래도 작은 거울 뒤로 보이는 수확 창고가 환기하는 결실이 있으니 끝까지 살아볼 만한 것이 또한 인생이다.

/창신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디카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