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와 지배 룰(rule)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2013-09-25     경남일보
연등축제는 고려시대 연등회와 조선시대 관등놀이 전통을 이어 온 민속축제다. 본뜻은 불교적으로 마음의 어둠을 밝히고, 지혜와 자비가 넘치는 사회를 발원한다. 그리고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의식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지자체는 고유의 정체성과 지역을 대변하는 아이콘 축적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임진란과 진주성 전투 등 그 역사성을 등축제로 승화시켜 온 것이 진주다. 그런데 서울이 등문화 축제의 보편성을 내세워 유등행사 강행의사 표시를 한다. 문제는 그 보편성이 유등축제와 관련한 진주의 역사성과 정체성을 희석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때 열풍처럼 몰아친 영어마을이 거의 적자와 민폐성 사업으로 결말 났다. 함평 나비축제나 화천 산천어축제 등 나름대로 특색을 가지고 사람들의 발길을 잡아끈 성공적인 축제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지금 서울이 그 나물에 그 밥을 열심히 만들려고 하니, 지역민이 꾸준히 문제제기 이슈화하여 여론을 선점해야 한다.

▶‘다르다’는 느낌을 주지 못하는 브랜드는 죽은 브랜드다. 다른 데서 한다면 우리도 질 수 없고 한번 해보자가 지금 지역축제를 지배하고 있는 룰(rule)이다. 차별화는 다른 브랜드와 구별될 만큼 독특하면서 동시에 찾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는 것이다. 공부하고 차별화를 실천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