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좋은 개살구

김응삼 (서울취재부장)

2013-10-02     경남일보
정부는 2일 총규모 357조7000억원의 2014년도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내건 지역공약사업 대부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아 ‘빛 좋은 개살구’로 끝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내년도 경남도와 관련된 정부 예산안에 반영된 금액은 3조3855억원 (국고보조사업 511건 2조6837억원, 광특회계사업 148건 7018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1018억원이 증액됐다고 밝혔다. 또 국가시행사업 81건 2조2406억원을 포함하면 총 740건 5조6261억원으로 2013년도 국고예산 확보액 5조5564억원보다 697억원이 증가한 규모라고 한다. 문제는 도와 관련된 신규사업이 단 한건도 없이 계속사업 예산만 증액된 것으로 이것만으로 만족해선 안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내건 지역공약사업중 경남도와 관련된 것은 우주항공산업 클러스터 조성, 해양플랜트 생산단지 조성 지원, ‘국민대통합을 위한 지역균형발전’의 세부과제인 ‘동서통합지대 조성’ 등 7개의 공약이 있다. 전국적으로는 167개로 총사업비 124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신규사업은 97개, 사업이행에 필요한 예산은 84조원이다. 그러나 기획재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신규 지역공약사업에 배정한 예산은 680억원에 불과하다.

▶특히 국토교통부가 내년도 동서통합지대 조성을 위해 30억원의 예산반영을 요구했으나 기획재정부는 동서통합지대 기본구상 수립을 위한 연구용역을 10월 말까지 완료하기로 했기 때문에 한푼도 줄 수 없다고 것. 각 지자체들은 지역의 신규 공약사업에 쥐꼬리만한 예산을 편성하자 “대통령이 공약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고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이 되지 않도록 국회 심의과정에서 도와 관련된 예산이 얼마만큼 증액될 수 있을지 국회의원들의 능력을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