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진흥에 관심을

임명진 기자

2013-10-04     임명진
우리 술은 우리 민족의 멋과 맛을 담고 있다. 손수 지은 농산물과 맑고 좋은 물,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으로 빚어낸 술은 늘 우리 곁을 지켰다.

그러나 우리 술은 제대로 성장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집안 대대로 가양주로 그 명맥을 이어오면서 수백여 종에 달하는 전국의 토속주가 있었지만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명맥이 끊긴 술이 많았다.

일제는 ‘밀주’라는 죄명을 붙여 우리 전통주를 탄압했고, 가혹한 수탈과 탄압으로 손수 지은 농산물과 맑고 좋은 물로 빚어낸 전통주는 하나둘씩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전통주의 시련은 광복 이후에도 계속됐다. 한국전쟁을 거치고 이어진 경제난은 전통주의 설자리를 비좁게 했다.

와인과 맥주, 위스키, 보드카 등 유럽의 술들도 모두 그 나라의 전통주다. 그런 해외 술들은 귀한 대접을 받고 있으면서 정작 우리 전통주는 주류시장에서 홀대를 받고 있는 게 현실이다.

현재 국내 주류시장은 소주와 맥주가 그 아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절치부심해서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전통주를 내놓아도 소비자가 우리 전통주를 접할 수 있는 판로개척도 힘에 부친다.

전통주는 그 지역의 농산물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 전통주가 살아날수록 일자리 창출은 물론 농촌경제에도 이바지하는 측면이 분명 있다.

우리 지역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정말 좋은 전통주가 많이 있다. 요즘은 전통방식대로 술을 제조하는 곳도 늘고 있다.

최근 정부차원에서 찾아가는 양조장 사업이라든지 전통주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통주 등 상품진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점도 그런 맥락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전통주 활성화를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 관광인프라 차원에서도 경남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지역을 알리는 훌륭한 대안이 될 것이다.

검증되고 엄선된 지역 전통주를 대상으로 지역단위의 각종 행사에서라도 소개하고 소비해 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맛과 멋까지 챙길 수 있는 우리 고유의 술. 그런 지역 전통주를 발전 보존해 나가는 길이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한 방안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