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나누고 싶습니다”

경남과기대 주수진 학생, 比 오지마을 학용품 보내기운동

2013-11-01     정희성
“삶의 목표는 어떠한 직업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가치관을 가지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다.”

경남과학기술대학교 농학한약자원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주수진(23) 학생은 지난해 필리핀어학원에서 장학생으로 지내던 당시 학원 원장에게 들었던 이 말을 항상 가슴에 품고 있다. 그 말을 들은 주씨는 몇 달을 고민했다. ‘나의 가치관은 무엇이며 삶의 목표는 무엇일까. 나는 어떤 삶을 살아왔을까.’ 그리고 주양은 해답을 찾았다. ‘행복을 나누는 삶을 살자’고.

주씨는 어학원 선생들이 넉넉지 않은 형편에도 오지마을에 연필과 공책 등을 선물하는 것을 보고 행복한 기부문화에 동참했다. 용돈을 쪼개 연필 등 학용품을 사 필리핀 산간지역의 아이들에게 보냈다. 그리고 주양은 선생들과 약속했다. 한국에 돌아가서도 잊지 않고 기부를 계속하겠다고.

지난 6월 한국에 돌아온 주씨는 자신의 생일(11월 5일)날 행복을 나누기 위해 학용품을 모으고 있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에게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주양의 속 깊은 마음을 안 친구 3명이 동참의 뜻을 밝혀 왔다. 또 학용품 가게에서 학용품을 지원하겠다는 연락도 왔다.

주씨는 9일쯤 그동안 모은 학용품을 블랙 펜슬 프로젝트(black pencil project)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필리핀 봉사단체로 보낼 예정인데, 봉사단체는 학용품을 필리핀의 산간마을 아이들에게 전달하게 된다.

아직 학생에게 배송비와 학용품 구입비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IMF 당시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장사를 하고 계시는 부모님에게 손을 벌리기도 마땅치 않다.

주수진 학생은 “용돈과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탄 상금, 필리핀에서 모았던 돈으로 학용품을 모으고 있어요. 부모님은 아직 모르시는데 나중에 알게 되면 칭찬해 주실거예요”라며 활짝 웃었다. 주씨의 기특한 모습은 어쩌면 부모님의 영향도 크다. 주양의 부모님도 넉넉지 않은 형편이지만 꾸준히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부모님이 공부는 못해도 되니 남들을 도우며 살라고 말씀하셨어요.”

학용품을 받아들고 기뻐할 아이들 생각에 하루하루가 행복하다는 주수진 학생은 마지막으로 “대학문화가 술과 연애, 학업에 너무 치중돼 있는데 남을 도우는 좋은 문화도 형성됐으면 좋겠다”며 작은 바람을 밝혔다.

글=정희성기자·사진=오태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