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3-11-14     경남일보
마이클 샌댈은 27세에 하버드대 교수로 임명된 후 화제를 뿌리고 있다. 그가 20년간 계속한 ‘정의’에 관한 강의는 대학 사상 최다의 수강생을 기록했다. 그는 정의의 근간을 행복, 자유, 미덕에 두고 사회의 모든 현상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화두 속에 녹여 명강의를 펼쳤다. 그의 이 같은 강의를 묶은 ‘정의란 무엇인가’는 책으로 나와 우리나라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됐다.

▶마이클 샌댈이 이번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하버드대 강의 내용을 책으로 엮어냈다. 이 책 역시 출간되자마자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는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라는 화두를 던지며 사회의 모든 현상을 시장원리에서 찾는다. 시장논리가 사회의 모든 현상을 지배하는 자본주의의 갈 길을 진단하고 시장만능의 자본주의 자화상을 꼬집고 있다.

▶시장이 우리사회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현상을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펼치는 강의는 우리나라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이제는 시장의 도덕적 한계를 지적할 수밖에 없는 현상들을 진단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가치를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이끌림을 주고 있다. 현대사회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이 한번쯤은 읽어 봐야 할 필독서가 아닌가 싶다.

▶마이클 샌댈은 정의와 시장경제라는 자본주의, 민주주의의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는 지구상에서 인류가 추구하고 있는 가장 완벽한 제도에 대한 성찰이다. 우리의 창조경제도 이러한 가치를 기준으로 추구해 나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정치인들이 정쟁을 멈추고 잠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한번쯤은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