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 환승역

2013-11-15     경남일보
디카시



















 
마음은

흔들리고 덜컹이는데



시간은

소리없이 미끄러지듯 다가온다



-조영래 <환승역>





가을, 떠남이 잦은 계절이다. 떠나는 사람과 보내는 사람이 각자의 길 앞에서 망연해질 때를 이르는 말을 헤아려 본다. ‘배별(拜別)’은 존경하는 사람과의 작별을 높여 이르는 말이다. ‘결별(訣別)’은 기약 없는 이별을 말하며, 관계나 교제를 영원히 끊어 완전히 절교(絶交)하는 것을 일컫는다. 남아 있는 사람이 떠나는 사람을 전송하는 것을 ‘송별(送別)’이라고 한다. 반대로 ‘유별(留別)’은 떠나는 사람이 남아 있는 사람에게 작별을 고하는 것을 가리킨다. ‘석별(惜別)’은 감정이 드러난 말로서, 서로 애틋하게 이별하는 것을 뜻한다. ‘몌별(袂別)’은 소매를 잡고 작별한다는 뜻으로, 섭섭하게 헤어짐을 이르는 말이다. 헤어짐을 이르는 뜻이 이리 많으니 가려 써야 할 일이다. 그러나 그 뜻을 가려 쓴다 해도 아픈 것은 매한가지다. 저 흔들리는 마음이 아프게 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