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중·고교 장애인 특수학급 설치 저조

도내 108개교 중 25곳 불과 '무용지물'…우수학교 진학률 높이려 수용꺼려

2013-11-15     김응삼
경남도내 중·고등 사립학교에 장애인이 배치된 학교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가 108곳 중 23%인 25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성호 의원(창원 의창구)이 14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도내 초·중·고 특수학급 설치현황’에 따르면 초등학교의 경우 특수학급 설치율이 양호하지만, 중·고등 사립학교는 장애인이 배치된 학교 중 특수학급이 설치된 학교가 108곳 중 23%인 25곳에 불과했다

사립 중학교의 경우 76곳 중 장애인이 배치된 학교는 57곳이지만 특수학급을 설치운영하는 곳은 24.5%인 11곳에 불과했고, 고등학교는 78곳 중 51곳에 장애인이 배치됐으나 특수학급이 설치돼 운영되는 곳은 21.5%에 불과한 11곳으로 드러났다.

특히 거제시, 양산시, 고성군, 하동군, 함양군. 산청군은 장애학생이 배치됐음에도 특수학급을 설치한 사립 중·고등학교가 전무하다.

진주시는 중학교 4곳에 장애인 학생이 배치됐으나 특수학급이 설치된 것은 한 곳도 없고, 고등학교는 9곳 중 1곳에서만 운영되고 있다. 창원시도 중학교의 경우 특수교육 대상자 배치 학교수가 9곳인데 특수학급 설치는 1곳에서, 고등학교는 16곳 중 3곳에서 설치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천시는 중학교 1곳에서만 특수학급이 운영되고 나머지 중학교 4곳과 고등학교 4곳은 전무한 상태이다. 김해시는 중학교 3곳 중 1곳에서 특수학급이 운영되고 있고 고등학교 2곳 모두 설치하지 않았고, 함안군은 중학교 6곳 중 1곳, 고등학교는 2곳 중 1곳에서만 운영되고 있어 설치율이 저조하다.

이는 사립학교의 경우 우수학교 진학률을 중시하기 때문에 장애학생을 받아들이기 꺼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밀양시 중학교는 장애인 배치된 6곳 중 5곳에서 특수학급을 설치 운영하고 있고, 고등학교는 4곳 중 3곳에서 특수학급을 설치해 다른 시·군과 대조를 이뤘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2011년 전국 초·중·고생 9297명을 조사한 결과 약 12%가 ‘장애학생을 놀리거나 따돌린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장애학생을 위한 특수학급 설치가 시급한데도 사립학교들은 특수학급 설치를 유보한 채 장애학생의 전학을 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은 ‘특수교육 대상자를 배정받은 학교는 특수학급을 설치하여 장애학생의 교육권 실현을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위반시 처벌규정이 없어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박 의원은 “장애학생이 배치된 학교에 특수학급이 설치되지 않아 장애학생이 누려야 할 교육권이 침해될 뿐 아니라 일반 학생에게 놀림을 받거나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며 “특수학급 미설치시 과태료 부과 규정을 신설하는 등 장애학생 인권보호를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