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 인천 아시안게임 준비 ‘빨간불’

배구협회, 국가대표 운용 방안 ‘감감 무소식’

2013-11-29     연합뉴스
내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배구가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

 대한배구협회의 대회 준비 과정을 볼 때 절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적지 않다.

 아시안게임을 불과 11개월 앞둔 28일 현재 협회는 국가대표팀 운용 방안마저 세우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프로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의 한 관계자는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배구협회를 지원하기 위해 협회에 지난 두 달간 국가대표 운용 방안과 유소년 발전 계획 등 내년 사업계획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최종본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두 차례 연맹에 사업계획서를 전달했으나 타당성이 떨어져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맹은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과 아시안게임에서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를 포함해 4억∼5억원을 협회에 지원할 예정이다.

 그러나 협회의 사업 계획서 제출이 늦어져 내년 예산 편성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1958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안게임부터 출전한 한국 배구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까지 남녀 동반 금메달을 딴 적은 아직 없다.

 각각 은메달(남자)과 동메달(여자)에 그친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 성적에서 알 수 있듯 한국 배구는 이란(남자), 태국·일본(여자)을 넘어야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첫 남녀 동반 금메달이라는 이정표를 세울 수 있다.

 올해 초 4년 임기의 배구협회장에 재선된 임태희 회장도 취임 일성으로 아시안게임 남녀 배구 동반 우승 달성을 이루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협회의 준비 과정은 소홀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특히 최근 일본에서 끝난 국제배구연맹(FIVB) 그랜드챔피언스컵 대회에 전력 분석관조차 파견하지 않아 배구인들의 비난을 샀다.

 한 배구인은 “이 대회에는 이란, 태국, 일본 등 아시안게임에서 만날 경쟁국이 모두 참가했다”며 “계속 상대 전력을 연구해야 하는 시점에서 협회가 너무 손을 놓은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프로선수들이 국가대표의 주축을 이루는 상황에서 협회가 감독 선임권과 대표 선수 발탁권을 줄기차게 고집하는 것도 연맹과의 갈등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