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기> 산 찾아 신체적 정신적 힐링 찾기를

최창민 기자

2013-12-20     최창민
산은 우리들의 지난한 삶이 묻어 있는 곳이다. 산촌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우리는 오래전부터 산에서 땔감이나 산나물을 캐 먹으면서 산에 기대어 살았다. 우리의 마음 속 저변에는 산과 자연에 묻혀 살았던 오래된 과거, 원시적 DNA가 자리해 문득 문득 그런 편린이 되살아난다. 아무 것도 치장할 것없는 나신의 욕망, 자연이 주는대로의 삶에 몹시도 끌리게 된다.

최근에 와서 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건강을 위한 등산을 넘어 힐링(치유)의 개념까지 도입되면서 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전에는 생업을 위한 산이었던 것이 이제는 정신적·육체적 힐링의 개념이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추세에 따라 100대명산을 처음 취재할 때는 그야말로 순수한 등산과 힐링에 관련된 글을 썼다.

요즘은 형식을 약간 달리하고 있다. 명산에 명사가 있었다. ‘선비와 명사들에게 산은 어떤 것이었을까’ 라는 생각까지 미친 것이다.

그들은 산에서 유유자적하기만 했을까. 이는 오산이다. 얼핏보면 은둔과 도피적 삶으로 보일지 몰라도 그들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사고의 깊이를 더해갔다. 도덕적 카리스마 우암이 그랬고, 천재적 삶 매월당, 책벌레 다산, 폭군의 회한 세조, 대쪽 남명이 그리 살았다. 생업을 위한 산, 명사들의 정신적 수양을 위한 산에서 지금은 등산·힐링을 위한 산으로 변모했지만, 결국 예나 지금이나 힐링이라는 대목에서 맥을 같이한다. 바라건대 ‘명산기행에서 명사의 삶을 쫓아가보고 신체적 정신적 힐링을 찾는 것이 독자에게 바라는 작은 기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