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오기

변옥윤 (객원논설위원)

2013-12-26     경남일보
보일듯이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따옥 따옥 따옥소리 처량한 소리/떠나가면 가는 곳이 어데이메뇨/내 어머니 계신 나라 해돋는 나라. 어릴 때 즐겨 불렀던 동요 ‘따오기’를 요즘 어린이들은 잘 모른다. 우리나라의 자연에서 따오기가 사라진 것은 1980년이니 어린이들의 뇌리에도 없는 새이다.

▶따오기는 국제자연보호연맹에도 멸종 위기동물로 기재돼 있다. 우리나라는 1968년 따오기를 천연기념물 168호로 지정했다. 그러나 머리, 목덜미 등에 분홍빛을 띤 우아한 자태의 따오기는 서울 북부, 휴전선 일대에서 간혹 관찰되다가 영영 볼 수 없게 됐다. 세계적으로는 중국의 산서성과 일본의 사도섬에서 관찰됐으나 이마저 개체가 줄어들어 이제는 모두 가둬 인공사육으로 개체수 증식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2008년 10월17일 중국 산서성에서 2마리를 분양받아 우포늪에서 기르고 있다. 증식에 성공해 현재 개체수는 26마리로 늘어났다. 반가운 소식은 성탄 이브를 하루 앞두고 ‘시진핑 따오기’ 2마리가 장가를 왔다. 우포늪 번식센터의 따오기는 암컷 18마리, 수컷 8마리로 성비가 맞지 않아 골머리를 앓던 터였다.

▶창녕군은 따오기의 야생적응 방사장을 지어 놓고 이들을 우포늪에 적응하는 훈련을 시킬 계획이다. 앞으로 개체수가 100마리가 넘으면 야생방사의 꿈이 실현된다. 따오기의 우포늪 생활은 풍부한 먹이와 수억 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포늪의 생태환경이 번식에 좋은 예감으로 다가온다. 창녕지역 어린이들의 입에서 따오기 동요가 불릴 날도 머지않았다.

변옥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