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학 꿈 고국에서 이룬 재일교포

진주외고 오인선 양 日 명문대 합격

2013-12-26     임명진
“고국에서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뤄 너무 기뻐요.”

재일교포 3세가 그리던 고국에서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뤄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진주외국어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오인선 학생. 오 양은 일본 도쿄 소재의 명문 사립대학인 조치대학 외국어학부에 최종 합격했다.

오 양은 할아버지·할머니가 모두 한국인인 재일교포 3세로 일본에서 고등학교에 재학 중 경남도교육청의 재외동포 자녀 고교 무상교육 프로그램에 지원, 지난해 진주외국어고등학교 2학년으로 편입했다.

이후 부단히 학업에 정진한 결과 올해 입시에서 조치대학교 외국어학부 프랑스어학과에 합격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다. 특히 재일교포 자녀가 한국에 유학해 다시 일본 명문대학에 합격하면서 진주외국어고등학교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오 양은 “일본에 있을 때부터 모국인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았는데 마침 이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선뜻 유학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고국 유학을 결심한 오 양이지만 모든 유학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언어가 잘 통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한국 국적을 지닌 엄연한 한국인이지만 일본에서 왔다는 이유로 한국 학생들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는데, 특히 한·일 관계가 독도문제나 일본의 과거사 사과 등의 문제로 냉각국면에 들어갈 때마다 느끼는 이질감은 더욱 심했다.

하지만 수학과 영어, 음악, 체육과 같은 만국 공통과목을 통해 실력을 발휘하면서 학생들과 소통하기 시작했고 홈스테이 활동과 한국어 수업 등으로 한국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쌓이면서 이러한 문제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됐다.

오 양은 앞으로 전공을 살려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 세계 국가들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NGO에서 공정무역 활동과 같은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꿈이다. 이를 위해 지금도 열심히 해당 국가의 문화와 언어, 역사 등에 대해 공부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오 양은 “고국에서 대학 진학의 꿈을 이뤄 너무 기쁘다. 일본에서 한국 고교 유학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대학에 진학해서도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치대학(sophia university)은 1911년 예수회에 의해 설립됐으며, 여학생의 경우 여자 동경대학이라 불릴 정도로 우수한 인재들이 다수 재학하고 있는 명문 사립대학으로 와세다, 게이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학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