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의 시가 있는 일기

김은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강사, 예담 대표)

2014-01-07     경남일보
오늘은 연락도 없이 아침부터 친구가 찾아와서 무척 반가웠고 함께 차를 마시며 난롯가에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그때 자기 소유의 건물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내것이라고 등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이 세상은 누구의 것도 아닌데 내것, 네것 할 것이 없으니 우리 모두는 손님이고 주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나는 하게 되었다. 하루 종일 신나게 하루 업무를 마치고 그날 저녁 더욱 편한 마음으로 나를 비우고 내 마음의 중심을 잡고 행복한 수면을 가질 수 있었다.



너도 손님/ 나도 손님/ 잠시 왔다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손님, 손님들!



나는 오늘도 몰래 내 마음을 훔쳐 본다./ 너는 손님으로 어떤 태도를 보이며/ 홀서빙을 받고 있는지.



나는 오늘도 무수한 손님과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가고 오는 마음의 교감 속에/ 손님은 제각각의 인품을/나타낸다.



손님은 계속 오고/ 손님의 레벨도 계속/ 다양하게 다가오고



오늘도/ 손님은 여러 계층의 태도로/ 여러 부류의 삶으로/ 다양한 언어로/ 그들이 살아 온 삶의/ 언어를 적나라하게 토해낸다.



결코 감출 수 없는/ 손님들의 삶의 여정들이여!/ 이제 얼마 있지 않아/ 이 별 지구에 온 손님들은/ 알 수 없는 순서대로 떠나가겠지만,/ 그들은 영원히/ 이곳에 머무를 것만 같은/ 착각 속에 빠져 있다./ 손님/ 손님/ 이제 내리셔야죠./ 지구를 떠나 당신이 내릴 다음 정거장이 곧 바로랍니다.



나는 오늘도/내가 내릴 멋진 정거장을 위하여/ 고운 신발과 의복을 준비하고/ 안내 멘트에 귀 기울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네.



자작시를 다시 한 번 읽어보면서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떠올려보며, 오늘도 나는 내 마음을 평화의 상태로 있는지 조용히 점검하고 있다.

김은순 (경남과학기술대학교 강사, 예담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