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품투성인 1인당 국민소득

이수기 (논설고문)

2014-01-14     경남일보
올해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약 2만4000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인 가족이면 약 9만6000달러로 우리 돈으로 약 1억1000만 원쯤 된다. 하나 국민 절반이 자신을 하층민으로 여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이른바 ‘474 비전’이 논란거리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3년 후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4% 수준, 고용률 70% 달성에 1인당 국민소득은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게 그 요지다.

▶일본은 1인당 소득을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에 달성하는 데 5년 걸렸고, 3만 달러에서 4만 달러로 높이는 데 3년이 걸렸다. 반면 우리는 2만 달러에서 7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예전처럼 고도성장을 기대해서는 안되지만 최소한 잠재성장률(4%) 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이르면 2016년, 늦으면 2020년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 제2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며 온 국민의 기대 속에 출범한 박 정부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 우리가 선진국으로 퀀텀 점프하는 데 필요한 도약대를 아직 만들지 못했다.

▶정부는 ‘중산층 70% 복원’이 빈말이 되지 않게 일자리 확충 등 중산층의 소득 증대 사업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 중산층 복원 없이는 선진국 진입도 구두선에 불과하다. 문제는 빈부격차가 심해 사실 전체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은 거품투성이다’.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옛말이 있지만 저소득층의 빈곤 탈출을 돕는 것은 이제 현대 국가의 기본 복지책무가 됐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