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만의 재회…이산가족상봉 눈물바다

거제 출신 납북어부 박양수·양곤 형제도 42년만에 만나
21일 개별·단체 상봉, 22일 작별상봉 등 2박3일간 6차례

2014-02-21     연합뉴스
<이산가족>납북자 가족 눈물의 상봉
3년4개월 만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20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납북 당시 거제시 장목면 출신인 납북자 박양수(58,오른쪽)씨가 41년 만에 얼굴을 다시 마주한 동생 양곤(52)씨와 손을 맞잡은채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박양수 씨는 1972년 12월 28일 서해 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납북된 것으로 알려진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의 선원이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1시5분 금강산 온정각에 도착한 남북 이산가족 남측 상봉 대상자 82명과 동반가족 58명은 이날 오후 3시 금강산호텔에서 열리는 ‘단체상봉’에서 북측 가족 178명과 60여 년 만에 재회했다. 대부분 감격스러워 눈물을 흘리며 말을 잇지 못했고, 그동안 부르지 못했던 이름만 하염없이 반복해 불렀다.

이날 단체상봉에서 거제 출신 박양곤(52·거제시)씨는 1970년대 서해상에서 조업 중 북한으로 끌려간 납북 선원 형 박양수(58·납북 당시 거제시 장목면 출신) 씨와 상봉하는 등 만남의 기쁨을 나눴다.

박양수 씨의 부모와 큰 형은 모두 세상을 떠 이번 상봉에는 동생인 양곤 씨가 부인과 함께 형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았다.

양곤 씨는 42년 만에 형을 만나자마자 한동안 흐느끼며 서로 뺨을 어루만지다가 “형님이 건강하시니까 감사합니다”라며 격해진 감정에 말을 잇지 못했다.

양곤 씨는 형에게 남쪽 소식을 생생히 전하기 위해 돌아가신 부모님과 큰형의 묘소 사진, 가족사진, 고향마을 풍경 사진을 챙겼고 내복 등 의류와 생활필수품을 선물로 준비했다.

양수 씨는 동생에게 북한에서 만난 부인 리순녀(53) 씨를 소개하고 “내가 당의 배려를 받고 이렇게 잘 산다”며 준비해온 봉투에서 꺼낸 가족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남측 상봉단의 최고령자인 김성윤(96) 할머니는 여동생 석려(81) 씨를 만났고 감기 증세로 거동이 불편해 응급차를 타고 금강산까지 이동한 김섬경(91) 할아버지는 딸 춘순(68)씨, 아들 진천(65) 씨와 혈육의 정을 나눴다.

상봉단은 이어 저녁 북측 주최 환영 만찬에서 또 한 번 혈육의 정을 나눴다.

남측 상봉단은 2시간에 걸친 단체 상봉에 이어 오후 7시 17분 시작된 북측 주최 환영만찬에 참석해 만남의 기쁨을 또 나눴다.

북측 가족들은 북한 가요 ‘반갑습니다’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한복 차림으로 먼저 입장했다. 이들은 뒤이어 들어온 남측 가족을 반갑게 맞았다.

남북 이산가족들은 앞선 단체상봉 때보다는 한결 편안한 모습으로 가족끼리 앉아 서로 음식을 챙겨주고 건배를 하고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꽃을 피웠다.

만찬 식탁에는 ‘닭고기 냉묵’, ‘오이숙장졸임’, ‘송어구이’, 인삼으로 만든 ‘인풍술’ 등이 올라왔다.

상봉단은 21일에는 개별·단체 상봉, 공동중식, 22일 ‘작별상봉’ 등 2박3일간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만나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