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아이가 등교를 한다면…

오태인 기자

2014-03-06     오태인
진주 경남혁신도시 내 아파트 단지들이 속속 입주를 시작하면서 그에 맞춰 갈전초등학교도 개학 및 입학식을 가졌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새로운 학교에서 새롭게 시작한다는 부푼 마음으로 등교했지만 학교는 한창 공사중이었다. 다른 학교에서는 훈훈한 입학식이 열렸지만 갈전초교 1학년 학생들은 따듯한 선배들과 선생님들의 배려 대신 한창 진행중인 공사현장을 첫 등교에서 맞이해야 했다.

경남교육청은 진주혁신도시에 7개 초·중·고교를 설립한다고 했다. 하지만 처음 개교하는 학교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이번에 개교한 갈전초교는 지난 1월 고영진 도교육감이 직접 공사현장을 방문해 차질 없이 개교할 수 있도록 공사 관계자들에게 당부한 곳이다. 또한 지난 2월에는 개교에 아무 문제가 없이 진행되고 있으니 학부모들은 걱정하지 말라며 설명회까지 열어 안심시켰다.

개교 당일에는 학교 주변정리는 물론 건물도 완공되지 않았고 교실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학생들을 맞이했다. 개교 당일 급하게 중장비들의 주변정리를 시작했고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그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올해부터 도내의 모든 초등학교들이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가운데 갈전초교는 급식실마저 완비되지 않아 학생들은 한동안 도시락을 싸가야 하는 형편이다.

학교 개교가 늦어진 이유는 혁신도시 사업이 행정적 절차로 미뤄지면서 교실 공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교육당국의 설명이다. 하지만 개교 전인 지난 겨울 교육당국은 학부모들을 불러 설명회까지 개최하며 개교에는 아무 차질이 없을 거라는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개교날에는 첫 개교하는 학교의 어수선함을 떠나 학교 외관도 완성이 안 됐으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돌아가야 했다. 그리고 한동안 단축수업도 진행된다. 다른 학교와 똑같이 배움의 기회를 가질 학생들이 평등한 배움의 기회마저 박탈되고 있는 것이다. 어른들의 무사안일주의 업무형태의 피해가 운동장에서 한창 뛰어놀고 새 교실에서 재밌게 공부해야 할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아이들 도시락을 싸주는 부모들에게도 그 피해는 돌아갔다.

아직까지 진주 혁신도시에는 6개의 학교가 개교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학교 설립 문제가 행정적인 절차 등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지금부터 준비하지 않으면 갈전초교의 사태는 계속 되풀이될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자녀를 이러한 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시킬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