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나무

최창민 (경제문화체육부장)

2014-03-10     최창민
크낙새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만 있는 새였으나 1974년 경기도 광릉에서 1쌍이 번식한 이래 어미와 새끼가 둥지를 떠난 뒤 자취를 완전히 감췄다. 이후 40여년동안 한번도 목격이 됐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아 남한에서는 멸종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 금강산에 갔을 때 금강산호텔 주변 어딘가에서 ‘크낙새 서식지’라는 간판을 본적이 있는데 크낙새가 존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충북 괴산에는 세계 유일의 1종1속 미선나무가 있다. 얼마나 희귀한 것인지 미선나무 군락지가 있는 곳이면 모두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정도이다. 이곳에는 미선마을도 있다. ‘미선’이란 예쁜 이름은 초여름에 맺는 열매가 둥근부채처럼 생겨 그렇게 부른다. 봄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것이 특징인데 요즘 만개했다고 한다. 꽃모양은 개나리를 닮았고 하얀색이 기본이지만 분홍미선 상아미선 푸른미선 둥근미선 4가지가 더 있다.

▶희귀한 이 미선나무가 부탄이라는 나라에 수출됐다고 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부탄 왕실측이 미선나무의 아름다운 모습과 향기에 반해 수입하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이 계기가 돼 괴산의 한 농장에서 직접 인공증식 재배해 묘목 40주가 수출됐다고 한다. 묘목은 부탄왕실 정원에 심어질 예정이다. 괴산군에서는 오는 28일부터 미선나무 축제도 펼친다고 한다.

▶우리나라 특산종은 많지만 크낙새처럼 이미 사라진 것도 있고 사라질 위기에 있는 것도 있다. 미선나무처럼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관리하고 인공증식에 성공해 해외수출도 하는 등 마을축제도 연다. 희귀하고 귀중한 것들은 오랫동안 지키고 가꿔야한다. 특히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산종은 더욱 더 체계적으로 관리해 멸종시키거나 잃어버리는 일이 없어야 할 일이다.

최창민·경제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