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같은 인생부부

이수기 (논설고문)

2014-03-11     경남일보
흔히들 인생은 마라톤이라는 말을 한다. 시작부터 전력으로 질주하면 완주하기 어려운 게 마라톤이다. 처음부터 빨리 뛰면 나중엔 힘들어서 뛸 수 없게 되거나, 다리에 부상을 입고 레이스를 포기하게 된다. 자기 페이스를 잘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의 혼인생활도 긴 레이싱에 비교하기도 하고, 42.195㎞를 완주해야 하는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한다. 서로간에 자기를 희생하며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부부가 이상적인 부부라 한다. 하지만 마라톤처럼 호흡이 잘 맞아 함께 나란히 뛸 사람을 찾기는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부부사이는 인생의 굴곡을 극복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듯이 마라톤도 고난의 언덕을 넘지 못하면 성공할 수 없다. 물론 뛰면서 컨디션 조절을 위한 재충전의 시간도, 완주를 위한 사전 훈련과 적당한 긴장도 필요하다. 부부가 함께 속도를 맞춰가며, 힘들 때는 말없이 서로를 격려하며 뛰어줄 동반자 찾기가 가장 힘들다.

▶부부생활은 두 사람이 2인 3각으로 묶인 상태로 출발해서 중도에 누구 한사람 삐끗하게 되면 함께 넘어져 남보다 뒤 떨어진다. 처음 출발할 때 부부가 페이스를 잘 유지하기 위해 달리는 동안 서로가 상대방을 잘 살피면서 호흡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부마라톤은 힘을 안배하며 꾸준히 달려야 인생의 목표점에 이를 수 있는 것처럼 빨리 뛸 필요 없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고 부부가 서로를 위로하며 앞으로 있을 고난과 역경은 결승점에서는 더 큰 환희로 바뀐다. 새봄과 함께 출발하는 많은 신혼부부들이 핑크 빚 조화를 이뤄 마라토너 인생 같이 무사히 완주해 삶의 기쁨을 맛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