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눈물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2014-03-14     경남일보
디카시


차갑던 그가 떠나고

사랑이 찾아와 어루만지는 걸까.

자꾸만 눈물이 흐른다.

아직 뜨지도 않은 눈망울 사이로

아무도 모르게                               
-조영래 <꽃의 눈물>



우수도, 경칩도 모두 지난 날이다. 떠나는 것들과 다시 맞는 것들이 잠시 시간을 포개 앉아 서로를 토닥이거나 혹은 어루만지는 시간들. 그 찰나의 시간을 포착해 낸 눈길이 곰살맞다. 그러고 보면 봄이란 차갑게 닫아 걸었던 모든 마음을 어루만져 스스로 빗장을 열게 하는 마법의 시간 같다는 생각. 겨우내 흘긴 눈으로 서로의 마음을 할퀴고 상처 입힌 일들에도 슬근슬근 봄이 어루만지는 시간들이 쌓이길. 그리하여 올해 봄, 여기저기 지천에 피어날 꽃들을 ‘사랑’의 동의어로 읽을 수 있기를.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