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후원금

김응삼 (서울취재부장)

2014-03-27     김응삼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의원 298명에 대한 지난해 후원회의 후원금 모금 내역을 공개했다. 국회의원 298명이 모금한 후원금은 381억9200만 원에 달했고, 의원 1인당 평균 모금액은 1억2800만 원이다. 경남 의원 16명의 평균 모금액은 이보다 2200만 원이 더 많은 1억5000만원을 거뒀다.

▶국회의원 후원금은 깨끗한 정치를 해 달라며 국민이 국회의원들에게 십시일반 모아주는 돈이다. 하지만 후원금 내역을 살펴보면 정치권의 갑을관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지방선거 후보자, 같은 지역구 시·구의원 등이 고액 후원을 낸 사례도 국회의원의 공천권 행사와 직결돼 있는 대표적인 구습도 여전했다.

▶국회의원들은 후원금 외에도 때가 되면 앞다퉈 출판기념회를 개최해 액수에 제한없이 거액을 거둬들인다. 출판기념회에서 거둬들인 돈은 어느 누구에게도 간섭받지 않는다. 여야 지도부는 연초 기자회견 때 경쟁적으로 출판기념회 개선안을 발표했으나 국회에서 논의는 꿈도 꾸지 않고 있다. 특히 2012년 대선을 앞두고 공천헌금 파문에 휩싸여 있던 새누리당이 정치후원금 제도 개선안을 내놓은 적은 있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다.

▶국회의원들이 검은 돈의 유혹에서 벗어나 깨끗한 정치를 하기 위해선 후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십시일반으로 모아준 후원금으로 국민을 감동시키는 정치를 해야 하는데, 요즘 정치권을 보면 후원금이 아까울 정도로 국민들은 정치인에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들에게 신뢰를 줌으로써 정치인을 사랑하고 자신들의 쌈짓돈을 후원금으로 낼 수 있게 여야는 정쟁만 일삼을 게 아니라 국민 민복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김응삼 (서울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