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중간 봄인가? 여름인가

이수기 (논설고문)

2014-04-02     경남일보
일부지역은 기온이 27.2도까지 올라가 1907년 기상관측 이래 107년 만에 3월 기온으로는 최고를 경신했다. 107년 만의 뜨거운 봄을 보인 것을 감안할 때 기후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이상고온 때문에 개화시기도 빨라지면서 생태계의 혼란도 빚어지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의 삶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얼마 전까지 매섭게 몰아쳤던 영하의 추위가 단 며칠 만에 초여름 무더위로 변하는 이상고온 현상을 보이면서 출근길 옷장을 여는 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기온이 높아지면 농사를 비롯, 의식주의 생활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 온다. 일부 저수지에서는 벌써 녹조가 발생해 물고기가 집단 폐사했다.

▶갑작스런 이상고온 현상이 찾아오면서 봄이 가고 바로 초여름이 온 것 같다. 일부 인사들의 쌀쌀한 아침 날씨에 껴입은 웃옷을 벗고 반팔 차림도 보여 성큼 다가온 계절의 변화를 몸소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가 다른 점은 지난해의 고온현상은 너무 이르고 그나마 기간도 짧아 일시적인 고온에 머물었다면 올해는 비교적 길게 이어지고 있다. 갑자기 기온이 높아지면서 사람도 이상한데 벚꽃 등 식물들도 놀라 여기저기서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일부 지역은 일찍 꽃이 피는 바람에 축제기간과 어긋날까 걱정이 태산이다. 축제를 준비하는 분들은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고 있다 한다. 이상 고온 현상으로 서울에서 열리는 벚꽃축제가 앞당겨 열린다. 계절의 중간인 요즘 봄인가? 여름인가의 분간이 어려울 정도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에 활동을 해야 하는 청년들은 취업난으로 마음이 겨울처럼 움츠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