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정하해 시인)

2014-04-07     경남일보
질문 (정하해)

일생을 통틀어 그대를 향해 걸었으나

나는 아직 동틀 무렵을 벗어나지 못했다



생활이 늘 붐비는 치레인가 싶어

잠시 허공을 느낀다



모르는 날들은 쏜살같이 달려와

분분 천 년이라 하고

그리하여 내가 이 꽃 저 꽃으로 피고, 피다가

북두 어디쯤 가서

시퍼런 가슴 하나 위로하는 일이 마지막이라면



분명 바다가 휜, 쪽으로

오르는 암자가 있을 것이다

저 끓는 날을 때리던, 나는, 목탁이 되었으나



소리가 없다





▲작품설명: 먼동이 틀 무렵 깨달은 사내가 있었던가, 스스로 해법을 찾은 사내는 구도자로 남았지만 나는 아직 분분한 화두에 갇혀있다, 허접한 일상과 그 틈새에서의 공극, 그대 옆구리 곁에서의 질문은 답일 수도 있지만 끓는 가슴은 소리를 삼킨다, 그래, 팽개쳐 있는 것 같지만, 저 먼 북두 또한 여래가 아니던가.(주강홍 진주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