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악화되는 살림살이

안상근 (객원논설위원)

2014-04-11     경남일보
지난해 말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넘어섰다. 규모면에서 사상 최대이지만 내용면에서도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비은행권 부채가 절반을 넘어섰다. 가계부채를 이대로 방치할 경우 소비시장 위축으로 경제 활력이 떨어지고 금융시장도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은행 경남본부에서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경남지역 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2010년 이후 매년 10% 이상의 빠른 속도로 증가해 2014년 1월말 기준으로 37.4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경남의 가계부채 연간 증가율은 타 시·도에 비해 2009년까지는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2010년 중위권으로 상승한 후 2011년부터 상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빚 갚을 능력도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총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대출 비중이 2010년 63.8%에서 2013년 말 82.3%로 빠르게 상승했다. 금리구조도 좋지 않다. 변동금리 적용 대출비중이 높기 때문에 금리상승시 채무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비은행기관의 대출비중이 높은 저신용·저소득층의 리스크가 높다. 지자체에서도 공공근로 확대,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통해 이들 계층의 가계소득 증대를 위해 우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자영업자의 창업자금 가계대출도 위태롭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2011년 이후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창업자금의 상당부분을 가계대출로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 5년후 생존율은 극히 낮다. 중산층 붕괴와 노령화 사회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안상근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