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 (차○○)

2014-06-23     경남일보
저주 (차○○)


온통 하얀색으로 도배된 방에
하얀 옷과 갈색바지를 입은
20개의 생명이
앉지도 못하고 빈틈없이 서 있다.

하루에 몇 번씩 방이 기울어지고
생명들이 방을 떠난다.
이제 내 차례다.
방이 기울어지고 나는 방밖으로 나갔다.

아~! 내 몸에 불이 붙는다.
내 몸이 타들어 간다.
엄청난 고통 속에서 나는 다짐한다.
내가 사라지는 대신 너를 저주 할 거라고…



▲작품설명:초등학교 6학년 학생이 쓴 담배에 관한 시다. 아직 어려서 시적 구성이 좀 엉성하고 완성도는 떨어지지만 사물은 인지하고 인입하는 능력과 의인화해 치환하는 것이 재미있다. 시는 작가의 의도를 독자가 다 알 필요는 없다. 눈높이 만큼만, 스며드는 것 만큼만 받으면 되는 것이다.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다’란 워즈워즈의 시가 저려온다.(주강홍 진주문협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