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용 시인의 재평가

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

2014-07-30     최창민
일본 교토의 사립명문 도시샤대학 캠퍼스에는 윤동주 시비가 서 있다. 우리나라 출신으로 도시샤대학에서 수학한 동문들과 뜻 있는 일본인들이 함께 윤동주의 뜻을 기리기 위해 1995년에 세웠다. 시비에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첫 작품 ‘서시’가 새겨져 있다.

▶그리고 윤동주 시비 서너발치 옆에 정지용시비가 나란히 서 있다. 시비에는 그의 대표작 ‘향수’가 새겨져 있다

시 ‘향수’는 정지용이 일본으로 유학을 떠날 때 고향을 그리며 쓴 것으로 1927년에 발표됐다. 시는 고향의 풍경과 삶의 모습이 개인의 체험에서 벗어나 민족의 보편적 정서에 닿아 우리에게 공감 가능한 감동을 전해준다. 정지용은 감각화된 이미지들과 아름다운 우리 말 시어를 사용해 향수를 자극하는 서정시인, 자연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토속적인 시어로 선명한 이미지를 살리는 모더니즘의 대표적 시인으로 감각적 이미지를 구체화하는 독창적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을 받는다.

▶시비가 대학 캠퍼스에 세워진 것은 어려웠던 시절 일본으로 건너가 도시샤대학에서 공부한 것이 인연이 됐다.

정지용 시인과 그의 시를 가장 좋아했던 윤동주는 선배를 따라 이 대학에서 공부한다. 훗날 윤동주 시비가 이 대학에 나란히 세워진 이유다.

▶최근 정지용 시인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시 10여편이 새롭게 발굴됐다는 소식이다. 일본 유학시절인 1920년대 후반 일본 시동인지에 발표한 것 중 일부다. 이 작품들은 나라 잃은 백성의 우울함과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자의식을 강하게 드러낸 작품이라고 한다. 그에게 채색된 서정시인, 자연시인에다 덧붙여 민족시인으로서 재평가가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