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갈 때 조심하고 경계하라’

이수기 (논설고문)

2014-08-07     경남일보
태어나서 죽음으로 끝이 나는 약 80~100년 간 유한한 여행과 같은 것이 인생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한 개인이 아무리 잘나고 돈이 많고 힘이 세다고 해도 홀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수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결국 사회는 ‘관계’의 총집합인 셈이다. 그래서 세상은 돌고 돌기 때문에 인생도 언제나 아래위, 앞뒤가 뒤바뀔 수 있는 것이다. 누구는 항상 갑이 되고, 누구는 죽어도 을만 하는 세상이란 없다. 정치도 마찬가지라 여당은 야당이 될 수 있고, 야당도 언젠가는 여당이 될 수 있다.

▶세상을 살다 보면 고난에 빠져 허덕일 때가 많다. 그 고난을 헤쳐 나가려고 노력을 한 끝에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어 좋은 기회를 맞기도 한다. 아무리 어려움에 놓이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부단히 노력해 나가다 보면 반드시 호기가 도래하기 마련이다.

▶이른바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말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고사성어가 있다. ‘역지사지’라는 말은 나 아닌 타자의 입장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 시대에 ‘역지사지’는 대부분 나의 유익을 꾀하기 위해 사용된다. 너의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가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가 많다.

▶오늘 열리는 국회 청문회도 야당시절과 여당시절과는 180도 달라진 자세를 볼 것이 뻔하다. 내 주장만이 옳고 나의 길만이 옳은 길이라면 그 길은 잘못된 길일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은 ‘잘 나갈 때 조심하고 경계하라’는 의미의 ‘득의시(得意時) 변생실의지비(便生失意之悲)’라는 채근담의 고사성어를 항상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이수기(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