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

안상근 (객원논설위원)

2014-08-08     경남일보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주요 29개국 통화 중에서 한국 원화가 5.2%로 가장 상승폭이 컸다고 한다. 반면에 유럽 유로화는 마이너스 0.6%를 기록하였고, 일본의 엔화는 1.6%, 중국 위안화는 0.2% 상승했다고 한다. 이처럼 지나치게 가파른 원화 상승으로 인해 수출기업이 아우성을 지르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원화가 크게 상승한 이면에는 화폐전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빚더미에 올랐지만 기축통화국이란 지위를 활용해 엄청난 달러를 찍어내 빚을 막았다. ‘헬리콥터로 달러를 뿌려서라도 경기를 부양하겠다’던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말을 그대로 실천했다. 눈치 보던 일본도 ‘윤전기를 돌려 화폐를 무제한 찍어내서라도 경제를 살리겠다’고 나섰다.

▶화폐전쟁의 저자인 쑹훙빙(宋鴻兵)은 ‘화폐를 통제하는 자, 모든 것을 지배한다’고 했다. 지금 중국은 미국에 맞서 화폐전쟁을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간부교육기관인 중앙당교의 부교육장은 화폐전쟁을 중국이 직면한 새로운 8가지 위대한 투쟁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있다. 무역거래에서 위안화 비중을 크게 높이고, 달러 패권시대에 맞서기 위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등 새로운 국제금융기구 창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치권도 최근 화폐전쟁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취임 직후 ‘우리 경제가 강대국의 화폐전쟁으로 원화강세가 계속돼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고 국가 대표급 기업들도 휘청거려 걱정된다’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화폐전쟁 속에서 우리 원화가 어떻게 버틸지, 우리 경제가 어디로 갈 것인지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안상근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