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기를 생활화 하자

김남경 (객원논설위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

2014-08-14     경남일보
이번 여름에 도쿄 근방 연구소에 장기출장을 다녀왔다. 일본을 여행한 사람들은 모두 느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기 위해서 집에서 전철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서는 전철역 근방에 맡기고 전철을 타고 출근하고, 퇴근해 돌아올 때도 전철을 타고 집 근방 전철역까지 와서는 아침에 보관소에 맡긴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정부에서 친환경 문제에 큰 정책방향을 두고 그 중 하나로 자전거 문화 확산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서 일본과 차이점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취미 및 운동인 스포츠 형태로 자전거 문화를 이끌고 있는 반면에 일본은 교통수단인 생활 밀착형으로 발전되어 자연스럽게 생활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국가에서도 자전거를 구입하면 중고든 새것이든 경찰서에 가서 방범등록을 하여 등록번호 스티커를 자전거에 부착함으로써 도난방지를 철저하게 해 주고 있다.



도로체계를 자전거와 보행자 위주로

그리고 자전거 인프라 구축을 위하여 심지어 육교에도 자전거를 끌고 갈 수 있는 길을 만들고 각 지자체 등에서는 곳곳에 자전거를 맡길 수 있도록 많은 장소를 설치했다. 일본 전체가 자전거 인프라구축을 세세하게 시행하고 있고, 국민들도 그 시행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다.

중국 항저우에서도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서서 도심에 시민이 항상 이용할 수 있는 자전거를 배치하고, 시민이 언제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자기가 도착한 목적지에 자전거를 둘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 고장이나 수리 등은 언제든 지자체에서 무상으로 해 준다. 단지 시민은 자전거를 돌려주지 않으면 벌금을 물도록 시스템화했다. 이렇듯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 어디서든지 가벼운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웃 일본과 중국의 경우만 보면 일본은 일찍부터 생활화되어 있으며 전철 등과 연계된 교통정책도 잘 조성되어 있고, 교통비도 우리의 2배 이상이며 자동차의 주차비도 매우 비싸 자연스럽게 생활화됐다지만, 중국 항저우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교통비는 우리보다 싸고 교통연계는 우리와 비슷하다. 의식수준은 우리가 앞서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 측면에서 배워야 할 바가 많다.

창원의 경우를 살펴보면 산업체가 밀집되어 있어 얼마든지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 그리고 현재의 교통정책을 자동차 위주에서 자전거 도로 체계로 고쳐야 한다. 심지어 일본의 경우 도로는 자동차, 자전거, 인도가 3등분되어 똑같은 규격인 곳도 많다. 우리도 자동차 도로 인프라를 가능하면 자전거와 인도가 우선되도록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생활밀착형 자전거 문화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자전거 특별시인 창원시 자전거 보유율은 전국 자전거 보급률보다 2배 높은 1가구 1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고 자전거 이용률도 30% 이상이다. 시민 공영 자전거인 ‘누비자’ 이용 경험도 약 30% 이상이다.



생활화된 자전거 문화를 만들자

그러나 도로 연계성 부족과 주정차 차량 등에 의한 통행방해 등이 문제점으로 되어 있다. 그래도 창원시의 자전거 정책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되어 있는 듯하다. 창원시에서 제공하는 ‘누비자’ 1주일 이용권이 2000원, 1년 이용권이 2만원 정도이니 창원시의 젊은 인구층과 계획된 도로 등을 감안하면 다른 도시보다 잘 운영될 것이다. 그런 이유와 시의 정책이 잘 맞아 ‘누비자’ 시스템은 비교적 짧은 기간에 이룩한 자전거 문화의 모범정책 사례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러한 자전거 정책이 완전히 정착되기 전에 시들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 외 경남의 도시들은 무늬만 자전거를 홍보하지 적극적인 정책은 펼치지 않는다. 일본 국민들의 수명이 높은 이유 중 하나도 남녀노소 없이 생활화된 자전거 문화가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우리나라도 우선 중소도시부터 자전거 문화의 생활화로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바란다.
김남경 (객원논설위원·경남과학기술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