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교육 동참으로 자기교육의 기회 제공

박득자 (배영초등학교 교장)

2014-09-12     경남일보
올 연말에 맞을 나의 생일이 진갑이니 세월은 많이도 흘러갔다. 특히 한가위 등 특별한 날에는 진종일 나의 가슴에 꽉 차게 들어 있지만, 너무나 약하고 여려서 한줌에 바스라질 것 같아 소리 내어 불러 보기도 힘든 형상들이 있다. 25년 너무 빨리 세상을 떠신 나의 어머니의 모습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그림, 어린 시절 고향집과 포도송이처럼 한덩어리 되어 지냈던 정다운 나의 형제들이다.

명절 때 만나보면 반가움도 크지만, 그 헤어져 지낸 시간만큼 정서적인 간극도 상당하다. 하지만 만나야 할 사람들은 만나야만 한다. 그 짧은 만남이 정서적인 윤활제가 되어 삶의 현장을 기름지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올해도 사회면을 어둡게 하는 사건들이 있었다. 그것의 큰 원인은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마음 씀씀이의 부족에서 온 것이다. 이러한 인간사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은 상호 소통하는 능력을 배우고 이를 실천하는 것밖에 없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곧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가 있을 예정이다. 이는 학교교육에 동참하려는 학부모들의 열망을 수용하고 배려하기 위함도 있지만, 더 앞선 이유는 학교교육 참여와 자녀의 양육이라는 동일과제를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로서 상호 소통하는 자기 배움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겠다는 학교장의 의지이다.

공자께서 논어 술이편에 ‘삼인행(이면) 필유아사(라)(三人行 必有我師)’라고 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다는 것인데, 따라 이어지는 구문에서 그 사유를 밝히고 있는데, 좋은 것은 좇고, 나쁜 것은 고치니 좋은 것은 나의 스승이 될 수 있고, 나쁜 것도 나의 스승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다.

학교교육만으로 아이들의 완전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듯이 평생교육을 지향하는 시대적 요구는 학제에 의한 학교교육만으로 개인의 교육을 종료한다면 인간사회의 질적인 발전을 기약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정과 학교, 사회가 교육공동체가 되어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져야 하듯이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평생교육도 자기교육이 기초가 되어 인간 공동체 간에 상호 보완제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학교를 삶의 연습장’이라고 늘 말해 왔다. 학교 교육과정은 인간 삶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을 교육내용으로 채택해 학생들 상호간에 토론이라는 소통의 과정을 통해 해결해 보는 의도된 장이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상호 소통력 향상으로 인간 삶의 질을 제고해야 하는 오늘의 한국사회에서 공교육기관으로서의 학교 교육과정 설명회는 학교교육 참여라는 수단을 통해 관련된 공동체 간의 소통력을 향상시키는 자기교육의 기회제공으로 너무나 값지고 당연한 일이지 않겠는가.
박득자 (배영초등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