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다카시로 여는 아침] 결혼 정보

2014-09-12     경남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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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기의 다카시로 여는 아침] 결혼 정보


결혼정보 -홍미애

장밋빛 인생을 그린다
꽃의 꿈은 짧다
가시가 뭉툭해지도록
서로를 어루만져 줄 일만
남는다


2013년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만6000여 건의 국제결혼 가운데 70%가 외국인 아내와의 혼인이었다. 나라별로는 중국, 베트남, 필리핀 순으로 주로 우리나라보다 경제적 여건이 좋지 못한 지역의 배우자들이다. 어떤 류의 혼인인지 능히 짐작할 만한 일이다. 2001년에 개봉한 영화 가운데 ‘파이란’이라는 영화가 있다. 불법 체류자가 될 위기에 처한 중국 여자(장백지)가 한국의 3류 양아치(최민식)와 위장결혼을 하는 내용이다. 여자는 서류상의 남편과 단 하루도 동행하지 못하고 죽지만, 그녀가 남긴 편지 한 구절은 이 어쩌지 못할 3류 양아치마저도 오열케 만든다. “(당신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좋아하게 되자 힘들어졌습니다. 혼자라는 게 너무 외로워서 힘들어졌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장밋빛’ 꿈을 엮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외로움을 어루만져 주는 일일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국적도, 국경도 없다.

/차민기·창신대학교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