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비오 화산과 온타케산 화산

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

2014-10-01     최창민
폼페이는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만 연안에 있던 고대 항구도시다. 로마 초기 귀족들의 별장이 많았던 휴양지로 인구 2만∼5만이 거주했다. 그 옆에는 유럽 유일의 활화산 높이 1281m 베수비오산이 있다. 이 산이 서기 79년 8월 대분화되면서 폼페이가 순식간에 매몰돼 죽음의 도시가 돼버렸다. 당시 3∼7m두께의 화산재가 쏟아지면서 2000여명이 사망했다.

▶15세기까지 사람들에게 폼페이의 존재가 잊혀졌다가 플리니우스 2세의 편지로 인해 매몰됐던 도시가 세상에 알려졌다. 1748년부터 발굴되면서 당시 사람들의 비극적인 최후가 드러나자 세상 사람들이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폴 W.S. 앤더슨 감독의 ‘폼페이 최후의 날’ 영화가 개봉돼 베수비오 화산이 부각되기도 했다.

▶지난 28일 일본 나가노현 온타케산 화산이 분화했다. 화산재가 온 산을 뒤덮으면서 사상자가 100여명에 달해 일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푸르던 산이 순식간에 30cm이상 화산재로 덮이면서 죽음의 산이 돼버렸고 깔려 죽은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이번 화산 분화는 전혀 예상할 수도 없었고, 예고도 없이 발생했기 때문에 공포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번 화산 분화는 2000년 전 어느 날 예고 없이 분화해 도시 하나를 통째로 삼켜버린 폼페이 베수비오 화산폭발과 양상이 비슷하다. 아무리 과학이 발전하고 인류가 진화를 계속해도 자연의 대재앙 앞에서 인간은 한낱 미물에 불과한 존재임을 실감하게 된다. 오래전 폼페이시대나 현재의 최첨단 디지털시대나 영겁을 아우르는 자연의 섭리는 조금도 변하거나 달라진 것이 없다. 지금이나 또 앞으로도 양심을 지키며 죄 안 짓고 사는 것이 조금이나마 자신을 안위하는 일이 될 것 같다.
최창민 창원총국 취재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