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인간

이재현 (객원논설위원)

2014-10-23     경남일보
생태환경 자체를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인간들에 의해 멸종된 생물이 1600년에서 이후 약 300년은 4년에 1종, 총 75종이었다면, 1900년대 초에는 1년에 1종,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1년에 1000종, 그리고 19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하루에 100~150종씩 연간 4만~5만종이 사라지고 있다는 생태계 보고가 있다.

▶개체는 여전히 존재하나 자연 속 개체의 존재, 그 의미를 추정해내는 것은 시간과 공간의 거대성에서 거의 불가능하다. 개체와 관련해 사람들은 이 우주가 어디에서, 무엇에 의해, 어떻게 온 것인가 하는 것은 문제 삼지 않고 오직 자연이 어떻게 있느냐 하는 문제에 관심을 집중하기도 한다.

▶자연을 개조·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보다는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루고 어떻게 순응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시대적 화두다. 인간의 삶과 직접 관계되는 자연의 역할과 법칙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자연은 인간이 설정하는 모든 원리와 규범의 기본 근거와 원천이라고 하는 것은 이러한 관심사의 귀결이다.

▶모든 개체가 혼자의 힘만으로는 독자적으로 생성을 가능케 할 수 없다. 따라서 항상 상반된 존재와의 교섭이 필연적으로 요구될 수밖에 없다. 자연은 분할할 수 없는 생명현상이며, 이 생명현상은 시간의 무한성 속에서 무한하다. 자연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것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너무나 가까이 있고, 우리가 한 번도 그곳에서 벗어난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은 둘이 아니고 하나다.
 
이재현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