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選良인가, 막말제조 공장인가?’

이수기 (논설고문)

2014-10-28     경남일보
올 들어 한국사회의 ‘막말병(病)’이 급성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막말 공화국’으로 치닫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막말을 하면 ‘명성을 얻고 영웅대접’까지 받는 잘못된 사회풍조 때문이다. 정치인 중에 새정치민주연합 설훈 의원의 막말 파문이 오래가고 있다. 입을 열었다 하면 국가원수 모독에 허위날조 폭로, 노인 폄하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정치공작으로 유죄판결을 받고 5년 동안 공직선거에 출마조차 하지 못한 전과를 반성했다는 증거가 눈곱만큼도 안 보인다. 이름이 ‘설훈(薛勳)’이 아니라 아예 ‘설(舌)훈’같다.

▶막말은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하는 말이다. 막돼먹은 말의 줄임말이다. 설훈 의원은 지금 국회의 상임위원장인 교육문화체육관광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국정감사에서 감사한테 79세면 은퇴해서 쉴 나이인데 왜 일을 하려고 하느냐, 쉬는 게 상식이라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지금 62세로 방송에서 “다음 총선에는 64세에 출마하시지 않습니까?”란 물음에 “임기를 마칠 때는 68세가 되실 때고요. 그 정도는 괜찮다. 공무수행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했다.

▶새정연의 ‘노인폄하’ 역사는 화려하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2004년 총선에서 “60~70대 이상은 투표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설훈 의원은 “노인분들에 대해서 어떤 폄하된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했다. 국민들 중에는 ‘선량(選良)인지, 아예 막말제조 공장인지’ 분간이 안 간다는 말도 한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