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클럽인지, 관광버스인지?

이수기 (논설고문)

2014-10-31     경남일보
본격적인 단풍 관광철을 맞아 유명산을 찾는 나들이객이 크게 늘면서 아직도 관광버스 내에서 춤판과 술판이 벌어지는 사태를 흔히 볼 수 있다. 상당수 관광버스의 승객들은 출발과 동시에 인솔자의 인사가 끝나기 무섭게 취기가 오르면서 요란한 음악에 따라 춤판을 공공연히 벌이고 있다. 관광버스 내에서 술판과 춤판은 흥을 즐기는 관광객이야 즐겁겠지만 안전운전을 방해하거나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려 대형 교통사고 유발 원인이 된다.

▶100㎞ 이상 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안전벨트를 매고 앉아 있어도 사고 시에 부상의 위험성이 있는데, 춤추고 돌아다니고 떠들어대는 행위는 사고를 부추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음주가무는 버스기사의 운전을 방해하고, 안전벨트를 매지 않는 탓에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 있지만 안중에도 없다.

▶관광버스 내에서 춤판과 술판을 벌이는 가무행위에 대해 운전자는 범칙금 10만원과 벌점 40점이 부과된다. 하나 관광버스 안에서 승객이 춤을 추는 등 가무행위에 대해서는 처벌법이 없지만 앞으로 가무 행위자에 대해 운전자보다 더 엄한 처벌규정이 필요하다.

▶운전기사는 위험천만한 일인 줄 알지만 손님을 놓칠까 봐 기분을 맞춰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운전기사는 경찰순찰차가 나타나면 빨리 가무를 중단하는 탐보꾼 역할이 중요한 임무가 되어 있다. 관광버스에 노래방 기기설치 자체를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 관광버스인지, 움직이는 나이트클럽인지 분간이 안되는 가무행위를 언제까지 방치할 것인지 당국에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