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푸앵카레의 추측과 페렐만의 증명(1)

<김용수의 생활속 수학이야지>

2014-11-18     경남일보
프랑스에서 태어난 앙리 푸앵카레(1854~1912)는 무엇이든 수학적으로 생각하길 좋아하여 감기증상을 그래프로 그리고 직선이 아닌 구불구불 구부러진 기묘한 모양으로 채워진 수학 노트에 세세한 모양의 차이는 신경 쓰지 않고 구멍의 수가 같으면 같은 모양으로 생각하는 그의 관심을 끌었던 것은 ‘유연한 수학’이었다.

구멍이 없는 접시와 스푼은 구와 같고 구멍이 하나 있는 컵은 도넛과 같다며 “수학은 다른 사물에 같은 이름을 붙이는 기술이다” 라고 생각하였다. 책상에 앉는 대신 주위를 어슬렁거리며 “지구는 구멍이 있을까, 없을까”를 생각하며 둥근 고리를 만들어 양쪽 끝을 당겨 고리가 하나의 점으로 모이면 지구는 농구공처럼 구멍이 없고, 고리가 하나의 점으로 모이지 않으면 지구는 도넛처럼 구멍이 있다고 지구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밧줄 하나로 지구의 모양을 추측한 당대 최고의 수학자였다.

나아가 로켓 끝에 밧줄을 매달고 우주로 발사, 우주 전체를 누빈 후 지구로 귀향하여 밧줄의 양끝을 잡고 모두 회수할 수 있다면 우주는 둥근 모양, 만일 밧줄이 어딘가에 걸려 모두 회수할 수 없다면 우주는 도넛 모양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였다.

“우리가 뭔가를 증명할 때는 논리를 가지고 한다. 그러나 뭔가를 발견할 때는 직관을 가지고 한다”라며 완성되지도, 정돈 되지도 않은 채 발표된 총 500여 편의 논문에는 엄밀한 증명도 등장하지 않으며 정확한 정의도 찾아볼 수도 없으나 그의 모든 절에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있었고 후대 수학자들에 의해 대부분 그의 직관력과 상상력은 사실로 입증되었다.

100년 동안 증명되지 않은 우주 모양에 대한 “단일 연결인 3차원 다양체는 구와 같은 것인가?”(3차원 두 물체가 특정 성질을 공유하면 같은 것인가?)의 푸앵카레의 추측은 미국의 클레이 수학 연구소에서 2000년 5월 24일 상금 100만 달러의 밀레니엄 문제 일곱 개중 하나로 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