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행복한 남편’이란 말

이수기 (논설고문)

2014-12-08     경남일보
우리의 김치는 세계가 공인한 종주국이다. 지난 2001년 국제식품규격표준으로부터 세계 표준을 인정받았다. 12월 초순 들어 갑작스런 한파로 남부지방도 김장이 시작됐다. 김장은 예로부터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한 주요 양식 중의 하나라 큰 행사였다. 냉장고, 비닐하우스의 시설채소 등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김장과 장담그기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중요한 행사였다. 대가족이 함께 살던 시절에는 각 가정마다 무·배추를 수백 포기씩 담그느라 온 가족이 모여 일손을 거들기도 했지만 예전에 비하면 요즘은 김장이 크게 줄었다.

▶올해 날씨가 좋아 김장채소 생산량이 평년보다 늘어나 무·배추 값이 폭락이라는 소식이다. 일부 농가에서는 타산이 맞지 않아 무·배추밭을 갈아엎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애써 키운 농민들의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단독주택에서 아파트 생활이 일반화되면서 김장 담그기가 번거롭다고 김치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업체들이 늘면서 김치를 사먹는 가정도 늘고 있다. 그렇지만 일반 가정에서 너나없이 김장 더 담그기 운동에 나서야 한다. 김장 더하기 실천이 농민을 살리는 길이다.

▶오죽했으면 김치를 잘 담그는 솜씨를 비롯, 좋은 음식을 잘 만드는 아내와 사는 남자를 ‘가장 행복한 남편’이란 말도 했다. 먹을 것이 귀할 때는 산해진미 못지않게 그만큼 김치가 중요한 반찬이었다. 주부의 정성이 가득한 김장 김치는 손수 담가 먹어야 안심도 되고 맛도 좋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