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과 2014년 甲午년 상기(想起)

정영효 (논설위원)

2014-12-30     정영효
2014년 갑오년 1년간의 여정을 더듬어보면 한·중·일의 국내외 상황이 120년 전인 1894년 갑오년과 비슷하다. 특히 일본의 상황은 그대로 판박이다. 극우주의와 군국주의가 부활하고 있고, 재무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와 중국은 일본의 재무장화를 경계하고 있다.

▶1894년 갑오년 우리나라와 중국은 국내적으로 관리들의 부패와 내부 혼란으로 피폐와 멸망의 길을 걷고 있었고, 국제적으로는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등 내우외환이 심했다. 2014년 갑오년에는 국내적으로 대형참사와 개혁조치 등으로 대립과 갈등이 고조됐고, 국제적으로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시도에 경계심이 높았다.

▶일본은 120년 전과 그대로 닮아 있다. 1894년 중의원에서 내각탄핵상주안이 가결돼 이토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고, 다시 권력을 잡아 재무장으로 전쟁을 일으켰다. 2014년 갑오년에는 ‘아베노믹스’의 실패 등으로 정치·경제·외교적 궁지에 몰려 있던 아베 총리는 중의원을 해산시키고 다시 권력을 잡는데 성공, 재무장을 시도했다.

▶1894년 갑오년 일본은 청일전쟁을 시작으로 중일전쟁, 나아가 태평양전쟁까지 일으키며 전쟁터로 만들었다. 2014년 갑오년에도 일본은 극우파들이 권력 장악에 성공, 전쟁포기 및 교전권 금지 등을 규정한 헌법 개악을 시도, 군국주의 부활 움직임을 보였다. 일본이 1894년 갑오년 이후 걸었던 침략전쟁의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할까 심히 우려스럽다. 정영효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