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인사 (주강홍 시인)

2015-01-04     경남일보
경일시단 새 해 인사


새해에는 모두가 거룩 하소서

새해에는 모두를 거룩하게 하소서

바다를 갓 건너온 저 햇살처럼 세상을 고르게 데워서

따스하게 온정이 흘러넘치고

모두의 손끝에 희망의 기운들만 매만져지게 하소서

얼음장 밑에도 쉼 없이 흐르는

저 강의 깊은 소리를 듣는 귀를 열게 하시어

바람보다 더 엎드리는 풀잎처럼

겸손이 더 지혜로움을 알게 하소서

그리하여

저 낮은 것들을 보듬는 은혜의 마음을 가지게 하소서

허공으로 나르는 새들을 보고 선택의 길은

스스로가 만들어야 하는 것임을 더욱 알게 하시어

지문이 닳아진 노동의 손마디에도

시린 발등의 저잣거리 사람들에게도

노력의 대가가 흡족한 그런 세상이 되게 하소서

경일시단을 찾는 독자들의 눈들이 모두 맑아서

사금파리처럼 빛나는 주옥같은 시들을 사랑하게 하여 주소서

하여

모두의 다 잡은 손들로 이 한해를 더욱 거룩하게 하여주소서.

매 순간이 한 해임을 더욱 알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