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소니언, 고려불화 3점 온라인공개

2015-01-06     연합뉴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0년 ‘고려불화대전’ 특별전 개최를 추진하면서 미국 워싱턴DC 소재 스미스소니언박물관도 유물 대여를 위해 접촉했다. 이곳 프리어 갤러리(Freer Gallery)에 고려불화 3점이 소장돼 있고, 그들이 모두 수작이라 빌렸으면 하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결국 이들 불화는 한국에 오지 못했다.

당시 전시과장으로 특별전 실무를 총괄한 민병찬 현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기획부장은 “프리어 갤러리 소장품을 수집가인 디트로이트 출신 철도차량 제작업자 찰스 랭 프리어가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 기증하면서 자기 기증품이 외부로 나가서는 안된다는 조건을 달았기 때문”이라고 기억했다.

그가 기증한 미술품은 정신과 의사이자 자선사업가인 아서 미첼 새클러의 기증품과 함께 스미스소니언박물관에는 ‘프리어·새클러 갤러리’(Freer·Sackler Gallery)라는 컬렉션으로 관리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이 한국시간 6일부터 프리어 갤러리 소장 아시아 유물 등 4만691점을 정리해 고화질 사진으로 홈페이지( open.asia.si.edu
)를 통해 공개하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한국 유물도 각종 수묵화와 고려불화, 도자기, 병풍 등 781점이 포함된다. 2010년 한국에 오지 못한 고려불화 3점도 당연히 들어있다.

이들 불화는 버드나무 가지를 한 손에 쥔 관음보살, 그를 향해 경배하는 선재동자로 유명한 수월관음과 지팡이를 든 지장보살, 그리고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여덟 보살이 등장하는 그림으로 각각 구성된다. 전 세계에 현재 파악되는 고려불화는 160점가량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들 불화는 가치가 있는데다, 더구나 그중에서도 수준급에 속한다고 평가된다.

겸재 정선을 모방한 조선시대 그림도 있다.

이 갤러리 한국문화재 컬렉션은 일찍부터 국내에도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그 컬렉션에 대한 조사 시도도 더러 있었고, 그 조사 정리 및 활용을 위한 우리 정부의 지원도 있었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은 2009년 11월4일 프리어 갤러리 한국실 개편과 관련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미 1993년 한국실을 개설한 프리어 갤러리는 이 양해각서에 따라 2011년 새로운 한국실을 개관했으며, 2012년에는 이곳 소장자료를 정리한 영문 도록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 사업에 따라 파악한 한국 문화재는 540점 정도였다.

이날 공개된 한국문화재 자료를 검토한 김규동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은 “새로 공개한 것은 231점이며, 그 대부분은 도자기 파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러니 이번 고화질 사진 공개를 통해 새롭게 드러난 한국문화재 중에서 크게 의미를 부여할 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장당 10메가 가까운 고화질로 공개된 관련 사진들은 이에 관심 있는 연구자나 일반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상업적으로 이들 사진을 이용하고자 할 때 갤러리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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