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시]겨울바람

2014-12-22     경남일보
아무리 풀어놓은

휴지나 늘어난

고무줄 같은 세월이요,

갈수록 추위의 강도를

더해가는 겨울바람

이라지만 낙동강

오리알처럼 얄미운

생각이 드는 이유가

과연 무엇일까요?

언제나 친근하게

우리 곁으로 살며시

다가왔다가 어느 순간

말도 없이 사라지는

너 겨울바람아.!

붉은 수은주를

끌어내리며

겨우 내내 우리들을

괴롭히고 불편하게

만들고, 언제 그랬느냐.?

반문하면서 슬금슬금

꽁지 빠지게 내년을

기약하며 줄행랑쳤던

너였기에 더욱 야속하고

미워도 강한 추위에

꽁꽁 얼어버린

두 손을 입김으로

‘호호’ 불어본들

그때 뿐인 걸 그래도

너가 좋은 걸 어쩌란 말이요.

/조희제·진주시 천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