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인간답게 마무리

이수기 (논설고문)

2015-01-15     경남일보
초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삶의 질이 중요하다. 2013년 생명표 기준으로 기대여명은 평균 81.9세(남 78.5세, 여 85.1세)에 이른다. 수명이 길어지다 보니 퇴직하고도 은퇴하지 못하고 수십 년 구직 시장을 기웃거려야 하는 ‘반퇴(半退)시대’가 됐다. 삶에 대한 만족도의 경우 60대 이상은 전체 평균보다 낮음은 물론 전 연령대 가운데서도 가장 낮았다. 노인가구의 상대빈곤율도 계속 상승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수명은 100세 시대, 120세 시대로 쑥쑥 늘고 있으나 노인들의 삶의 질은 갈수록 저하되고 있다. 한국의 노인들에게 수명이 는다는 것은 비참한 노년이 길어진다는 뜻일 따름이다. 실제로 한국인의 마지막 10년은 가난·고독·병마에 시달리는 게 현실이다.

▶‘인생을 아름답게 늙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행복한 노인은 인생의 위대한 예술품’이다. 이제부터는 우리도 장수의 개념을 물리적 수명연장보다 인간으로 존엄성을 갖고 살다가 인간답게 삶을 완결 지을 수 있는 노년을 말하는 것으로 바꿔야 한다.

▶노인복지의 틀을 ‘아프게 된 다음 진료비를 대주는 치료중심에서 건강을 잃지 않게 해주는 예방중심’으로 바꿔가야 한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덕이 깊어지고 성숙해가는 과정이라고 한다. 주름살과 더불어 품위를 갖추면서 노년을 인간답게 살다, 인간답게 삶을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수기 논설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