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지사, 진주지역 국회의원 성토 이유는?

"서부권 발전 전력 쏟는데 발목잡아 작심했다"

2015-01-18     이홍구
홍준표 경남지사가 새해들어 진주지역 국회의원을 성토하고 나섰다. 남부내륙철도 노선문제와 도청 서부청사 이전에 대해 두 국회의원이 걸림돌이 된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에 두 국회의원은 즉각 반박했고 홍 지사와 두 국회의원간 갈등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에 본보는 현 상황에 대한 홍 지사의 직접적인 인식을 듣기로 했다./편집자 주

- 새해 들어 진주지역 국회의원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도정을 맡은 지 만 2년이 지났다. 역대 어느 도지사보다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발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사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도지사가 서부경남 출신이었지만 균형발전은 말뿐이지 않았나? 그런데 나는 동부권 역차별 소리를 들어가면서도 서부권 발전에 모든 걸 쏟아 부었다. 항공국가산단, 도청서부청사, 항노화 클러스터, 전부 취임하자마자 도정의 핵심목표로 세우고 추진해온 것들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진주에 두 국회의원이 이런 사업에 무슨 노력을 했나? 도움은 고사하고 방해만 했다. 김재경의원은 줄곧 남부내륙철도를 대전-진주 노선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박대출의원은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해야 한다고 했다. 도에서는 서부대개발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두 의원은 사사건건 발목만 잡았다. 그래서 두 사람은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 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보고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김재경 의원은 “남부내륙철도 노선이 김천~진주로 잠정 결정된 이후 현실적으로 조기 착공이 가능하다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건 아니다. 자신이 그동안 무슨 말을 했는지 자료도 다 있다. 단적인 예로 작년 8월 28일 진주혁신도시 내 중소기업진흥공단 신청사 준공식에서 김 의원이 축사를 하면서 “지금의 이 노선(김천-진주)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B/C 분석을 해봐도 지금 노선보다 제가 말씀드린 노선(대전-진주)이 훨씬 경제적 효과가 크다. 만약에 지금 노선으로 KTX를 깔면 10년, 20년 후에 반드시 제가 이야기한 이 노선을 다시 깔아야 된다” 이렇게 말했다.

불과 4,5개월 전에 김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예타 통과를 위해 기재부, 국토부, KDI를 들락거리며 뛰고 있는데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개적으로 반대를 하는데, 정부에서 해주겠나, ‘오히려 잘됐다’ 하고 ‘지역 내 노선갈등이 있다면서 그것부터 정리하라’고 한다.

그날 중진공 신청사 준공식 때도 윤한홍 행정부지사가 축사를 하면서 “김천~진주~거제를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조기 착공을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에 도정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사업이 서부권 대개발의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고 말했는데 김 의원이 뒤이어서 이렇게 도정 방향을 뒤집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이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된다. 일을 추진할 힘이 없으면 가만히 있으면 될 일이지 되레 방해만 하고 있다.

-박대출 의원도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주장한 적도 없고 서부청사를 반대한 적도 없다고 하는데.

◇지나간 일이라 자세히 얘기하고 싶지 않지만 박 의원이 2013년 진주의료원 국정조사특위 위원이었다. 조금이라도 우리 도를 도와주겠지 하고 기대를 했는데 오히려 진주의료원 폐업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위에서 고발까지 했지만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런데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나서도 줄기차게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해야 한다고 주장하니 이건 정말이지 도정을 가로막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3월 경남CBS 라디오 인터뷰를 하면서도 진주의료원은 특화병원으로 재개원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진주의료원을 서부청사로 활용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도 분명히 밝혔다. 진주 발전을 위해서 뜻을 모은다는 것은 언제든지 환영이다. 하지만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안 된다.

-도내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이 보도자료를 내고 ‘도지사 발언에 유감’을 표시했다. 도내 국회의원들과도 대립각을 세우는가?

◇경남지역 새누리당 국회의원 일동으로 보도자료가 나왔는데 경남도당에서도 과정을 잘 모른다고 하더라. 과연 거기에 몇 명의 도내 의원이 동의했는지 한번 확인해봐라. 내가 알기론 사실상 진주 국회의원 두 사람이 낸 자료다. 동료 의원이 하자니까 적극적인 반대는 못하는 거 아니냐, 그걸 소극적 방조를 다 동의한 것처럼 개개인의 이름도 적시하지 못하고 서명도 없이 일동이라고 자료를 내는 게 맞나? 그런 식으로 도내 국회의원 전부하고 도지사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게 진짜 의도 아니냐.

-일각에선 지난 지방선거에서 진주지역 두 국회의원에 대한 유감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 하는 말도 있다.

◇이치에 맞지 않는 이야기다. 지난 지방선거 때문이라면, 진주지역 국회의원보다 더 극렬하게 나를 반대한 국회의원도 있다. 그렇다면 진주지역 국회의원보다 그 사람들을 먼저 비판하는 게 맞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는 아무 소리도 안했다. 그런데 진주지역 국회의원들은 지역발전의 도움이 되기는커녕, 방해만 하고 있기에 비판한 것이다.

-서부권 발전을 위해 도지사와 국회의원이 협력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당연하다. 그렇게 가야 한다. 지난 2년간 두 국회의원이 진주발전을 위해 지역의 대표로서 어떻게 하는 게 옳은 것인지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한다. 아직도 서부청사 개청을 반대하는 소위 진보좌파들이 있고, 정부도 남부내륙철도 조기착공에 미온적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힘을 보태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라도 두 국회의원은 진주발전을 위해서 힘을 보태야 한다.

이홍구기자 red29@g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