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농협 집안싸움 휩싸이나

횡령사건 검찰 조사중 조합장 사직서…'책임회피' 논란

2015-01-21     최두열
지난 6일 하동농협 적량지점의 21억원 횡령사건으로 현재 검찰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조합 이사들과 현 조합장 사이에 책임소재 등을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하동농협 A(62)조합장이 지난 16일 조합 이사들과의 자리에서 이번 농협 횡령사건의 책임을 문 일부 이사들의 권유로 전격 사직서를 제출함으로써 시작됐다.

현재 A조합장의 잔여 임기는 오는 3월 20일로 임기동안 횡령사건을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전격 사퇴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 횡령사건에 대해 검찰조사가 진행 중이고, 농협중앙회 검사팀의 검사결과가 내주 중 나올 예정인 가운데 사퇴를 권유하지 않은 일부 이사와 조합원들은 조합장이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게다가 하동농협은 현 조합장의 사퇴로 수석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다.

또한 이번 횡령사건은 A조합장의 사퇴에 이어 내달 11일 치르는 농협이사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하동농협 8명의 이사 가운데 일부는 조합장처럼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출마하지 않겠다는 반면 일부는 출마를 강행할 뜻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조합원들은 “기존 이사들은 책임을 지고 모두 물러나야 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사건 이후 임직원의 책임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동농협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 건실한 조합으로 재탄생될 것인지, 아니면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인지 지역민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편 하동경찰서는 지난 12일 업무상 횡령혐의로 직원 B씨를 구속 송치했으며 이와는 별건으로 B씨와 유흥업소에 함께 갔던 동료직원과 지인 등을 상대로 성매매 혐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최두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