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미움 (김미윤 시인)

2015-02-01     경남일보
사랑과 미움 (김미윤 시인)



사랑은 밤에

이불만 덮어주는 게 아니다

과거도 덮어주고 상처도 덮어준다



미움은 밤에

이불만 걷어 차는 게 아니다

추억도 걷어차고 연민도 걷어찬다?



마지막 한 걸음은 늘 홀로 걷는 법

아!

그리도 메울 수 없는 사랑과 미움의 간극이여!



*실체가 없이 조건과 마음먹기에 따라 생기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는 것을 불가에서는 일체유심조라 한다. 불이(不二)이기도 하다, 선택의 끄트머리에서 한 걸음의 찰나가 덮어주고 걷어차는 생각을 만든다, 사랑과 미움 또한 조건의 선택이다. 엊그제가 인간석가가 붓다(부처)가 되는 불가의 성도절이었다, 그런 것이다. 그리고 그래서 그것이 사람 사는 일인 것이다. (주강홍 시인)